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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택스 더 리치 TAX THE RICH (기후위기 시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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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
    “세금은 가장 강력한 기후정책이다!”

    지구는 지금 기후위기와 불평등이라는 이중 재앙 앞에 서 있다. 위기는 모두에게 다가오지만, 책임과 피해는 불공평하게 분배된다. 세계 상위 1%의 초부유층은 전체 온실가스의 상당량을 배출하면서도 재정적·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책임에서 빠져나간다. 반면 피해는 고스란히 가난한 이들이 짊어진다.
    이에 대해 이 책은 단호하고도 단순한 해법을 제시한다. “부자에게 과세하라!” 이는 단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기후위기를 막고 사회적 전환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이다. 저자들은 “시장에 맡겨서는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국가의 정치적 결단과 조세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의 시장 메커니즘은 오히려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심화시켰고, ‘트리클 다운’ 효과는 허상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분배정의와 기후정의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서 ‘조세정의’, 특히 초부유층을 겨냥한 누진적 과세를 제시한다.
    놀랍게도 세계 곳곳의 양식 있는 부자들 역시 이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누리는 부가 사회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인정하며,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고 나선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다.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 정의로운 과세

    이 책은 “초부유층에게 공정하게 과세하는 것이 기후정의 실현의 윈-윈 전략”이라고 단언한다. 정의감이나 윤리적 책임을 넘어 현실적 대안으로서 세금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중산층이나 서민을 압박하는 증세가 아니라, 상위 0.1%의 자산에 조금만 과세해도 에너지 전환과 사회 안전망 확충에 필요한 재정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크다. 이 책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자에게 과세하라!’와 같은 단순 명쾌한 문제의식에 집중하는 점이다. 물론 부자 과세 하나만으로 기후위기 문제를 다 풀긴 어렵다. 그러나 일단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현실을 개선하면서 기후위기에도 대응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제안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부자 나라들은 가난한 나라들을 위해 각종 기술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주문한다. 지구를 위한, 인류를 위한 공동의 책임감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둘째, 흔히 ‘부자 과세’를 얘기하면 사람들은 부자들의 조세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 책은 세계 각국 백만장자나 슈퍼부자의 상속자들도 지구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려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실은 부자들도 자신이 누리는 부가 온 사회(노동, 자연)의 토대로부터 온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날로 양극화하는 현실에서 정부의 ‘조세정의’를 통해 불평등이 완화할수록 사회적 긴장과 불만 또한 줄어들 것이다. 그러니 양심 있는 부자들은 세금을 ‘기꺼이’ 더 내려고 한다. 흥미롭게도 바로 이 책 서문에서 백만장자 상속녀 마를렌 엥겔호른은 “부는 권력을 의미하고 이 권력은 민주적으로 분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2023년 9월엔 백만장자, 경제학자, 정치가 등 300여 명이 G20에 공개서한을 보내 “전 세계 선도적 경제학자들이 부유세 과세 방안을 다각적으로 제안했다”고 밝히며 300여 부자들 “모두 부유세 도입을 찬성”한다고 했다. 그들은 “이제 남은 것은 이런 제안을 정책으로 실현하겠다는 정치적 결단뿐”이라고 하면서 정치가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셋째, 저자들은 단순히 ‘부자 과세’ 하나만 주장하지 않는다. 공정한 조세정책 외에 지속가능한 국가 채무, 유연한 통화정책 등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저자들은 기후위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식량 생산, 에너지 소비, 국제 이주, 생활 안전 등 제반 문제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고 적극 제안한다. 특히 과거와 같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넘어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발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하면서 ‘총체적 변화’의 필요성을 암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세금’ 이야기를 넘어, 불평등을 줄이고 기후위기를 완화하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있어 ‘국가의 역할’과 ‘정치의 책임’을 되묻는다.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는 책, 지금 바로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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