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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가능주의자 (나희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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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엄혹한 현실 앞에 말려드는 입술에도 불구하고,
    희부연 안개로부터 동틀 새벽을 불러내는 시

    문학동네시인선 167번째 시집으로 나희덕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 『가능주의자』를 펴낸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를 조탁하고 정제해온 시인의 시적 물음이 더욱 깊어진 시집이다. 나희덕은 세계의 암흑을 직시하는 시의 역할을 다시 심문하는 가운데 가려진 이들의 존재를 가능케 하는 가장 최전선의 언어를 새롭게 펼쳐 보인다. 시야의 사각을 꼬집어 지워진 이들이 도드라지도록 하는 이번 시집 안에는, 비로소 소리 높이는 유령들과 함께 뻗어나가는 가능성들로서의 시편들이 2020년대가 열어젖혀야 할 다음을 분명하게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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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두 교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맡은 조너선 프라이스는 자신이 침묵했던 어떤 시기에 대해 회상하며 눈을 감는다. "시체들을 실은 비행기는 바다로 갔지요 / 군인들은 시체를 철로 된 레일 토막에 묶은 뒤 / 천으로 싸서 바다에 던졌어요" (<묻다> 중) 나희덕의 시를 읽는 동안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을 묘사한 영화 속 장면이 떠올랐다.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다렸나. 체르노빌에, 제주에, 바다 깊은 곳에. 폭력을 기록하는 3부의 제목은 이러하다. '두려움만이 우리를 가르칠 수 있다'

    바이러스와 함께 2020년대가 시작되었다. 이제 나희덕의 시는 절멸을 상상한다. "한 송이 장미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 봄부터 소쩍새가 아니라 / 7에서 13리터의 물이 필요하단다" (<장미는 얼마나 멀리서 왔는지> 중) 시의 숫자를 통해 장미가 남긴 기나긴 탄소 발자국을 가늠하게 하는 시. 왜 우리는 지금 나희덕의 시를 읽을까. 표제작 <가능주의자>에 실마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능주의자가 되려 합니다
    불가능성의 가능성을 믿어보려 합니다

    4부는 '달리는 기관차를 멈춰 세우려면'이라는 제목과 함께 묶여 있다. 시집을 다 읽고 나면 긴 질문이 남을 것이다. 그 질문의 실마리가 될, 이 시를 엮은 시인의 말을 덧붙인다. 통증과 배고픔과 추위를 느끼는 영혼들 곁, "시는 영원히 그런 존재들의 편이다."
    - 알라딘 시 MD 김효선 (2021.12.10)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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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양장본
    • 172쪽
    • 130*224mm
    • 210g
    주제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