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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아이들> <무어의 마지막 한숨>과 함께 살만 루슈디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사의 층위를 폭넓게 만드는 작가 고유의 마술적 사실주의와 작품 전반에 흐르는 미학성이 높은 평가를 받아 2005년 인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간기업 도서상인 보다폰 크로스워드 도서상을 수상했고, 휘트브레드 소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1991년 로스앤젤레스, 전 주인도 미국 대사였던 막스 오퓔스가 딸의 아파트 현관에서 자신의 카슈미르인 운전사의 칼에 맞아 숨을 거둔다. 자신을 '광대 샬리마르'라 소개한 베일에 싸인 운전사, 오퓔스의 딸 인디아에게 다른 누군가를 찾는 듯한 시선을 던지던 운전사가 오퓔스를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시간을 거슬러 인도 카슈미르의 계곡 마을 파치감으로 옮겨간다.
힌두교 집안의 딸 부니와 무슬림 집안의 아들 노만, 즉 광대 샬리마르는 부모 몰래 사랑을 나눈다. 둘의 관계가 탄로났을 때 두 집안은 이들의 사랑을 지켜주기 위해 종교적 불화를 접고 손을 잡는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낸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미국 대사 오퓔스가 공연을 보기 위해 이 마을을 찾은 날, 부니는 자기 안에 도사리고 있던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갈망을 실현시킬 기회가 눈앞에 찾아왔음을 깨닫는데…
<광대 샬리마르>는 9.11사태 이후 쓰인 테러리즘에 관한 소설이면서 동시에 샬리마르의 사랑 이야기이다. 작가는 '어둠의 대사'로서 막스가 테러리즘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비밀리에 수행하는 임무를 통해 미국의 자금이 무장조직으로 흘러 들어가고, 그것이 테러리스트 샬리마르를 키우는 역설적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테러리즘과 전쟁을 벌이는 미국의 두 얼굴을 비판한다.
또한 지극한 사랑이 격렬한 증오로 바뀌면서 어떻게 순수한 광대가 암살자가 되고, 이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대립하는 세계의 균형이 무너져 더는 조화로운 신화적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지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