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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장식과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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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장식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 시대를 알리는 건축을 정의한 현대 디자인의 고전

    1910년 오스트리아 빈에 양복점 건물이 하나 세워졌다. 이 건물에는 아무 장식이 없었다. 창문을 장식하는 돌림띠조차 없어, 사람들은 “눈썹 없는 집”이라고 불렀다. 눈에 거슬리는 이 건물을 보지 않으려고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양복점 쪽으로 난 궁전 창문을 죄다 막으라고 지시했다. 이렇듯 시끄러운 건축을 선보인 설계자는 아돌프 로스였다. “장식과 범죄”(1908)라는 유명한 문구도 그에게서 나왔다. 언뜻 관계없어 보이는 두 단어의 단순한 연결로, 이 오스트리아 건축가는 시대를 뒤흔들었다. 이 말 뒤에 숨은 뜻은 ‘(장식과 범죄)는 동일하다’는 거였고, 이는 장식을 권력의 증명으로 삼아 온 황족과 귀족, 나아가 예술을 유미의 극단으로 끌어올린 유겐트슈틸과 아르누보 경향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19세기 유럽의 과잉된 장식의 시대를 지나 탈장식을 필두로 한 20세기 서구의 모더니즘 디자인을 통과하여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주위를 둘러보면 이번 세기의 장식이 드리운 그림자가 맥시멀리즘인지 미니멀리즘인지 혼미해진다. 다만 노동력과 비용, 자연을 남용하는 범죄를 스스로 범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일반이다. 가볍거나 무거운 우리의 각오 앞에 『장식과 범죄』는 고리타분할 틈 없는 과격한 길잡이로서 다시 한번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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