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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날을 뒤돌아보게 된다. 과거가 후회스럽거나 현재가 만족스럽지 못한 탓 혹은 미래가 막막한 탓일 수도 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멈춰 서 시간을 더듬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영미 시인은 시를 통해 거침없이 사회를 비판해 왔고 문단 미투 운동의 문을 열어젖힌 뜨거운 존재다. 동시에 “풍자보다 사랑이 좋지/ 세상을 바꾸는 건 풍자가 아니라 사랑”(「편집회의」)이라고 단언하는 사랑의 시인이기도 하다. 그토록 ‘불과 꽃 같던’ 젊은 날을 지나온 최영미 시인은 세월의 무게 속에서 이제 “중년을 훌쩍 넘긴 내게 삶은 느리지 않고 희망도 강렬하지 않다”라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최영미 시인은 더욱 깊어진 시선으로 여전히 시를 읽고 쓰며, 시에 얽힌 삶을 전한다. 그러한 시인의 진심을 담은 시선집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가 출간된다.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조선일보》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명시 소개 칼럼 ‘최영미의 어떤 시’ 중 특별히 아끼는 시 53편을 선별해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