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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정보
    기본정보
    • 파일 형식 : ePub(546 KB)
    • TTS 여부 : 지원
    • 종이책 페이지수 : 214쪽, 약 16.5만자, 약 4.3만 단어
    • 가능 기기 : 크레마 그랑데, 크레마 사운드, 크레마 카르타, PC,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탭,E-ink(크레마 터치,크레마 샤인, 페이지원, SNE-60)
    • ISBN : E9788973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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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리뷰
    알라딘 리뷰
    신현림의 세 번째 '사진 에세이'. 사진과 글이 나란히 있으니 글은 쉽게 눈에 들어오질 않고 사진만 먼저 보인다. 후루룩 훑어가며 노란빛 사진들을 보다가, 아, 한 페이지에서 시선이 멈췄다. Singer 미싱(왠지 'Singer 재봉틀'은 어색하다). 커다란 테이블에 철로 만든 패달이 달려있는 까만색 재봉틀이다. 어렸을 때 광에 들어가 그 패달을 밟으며 놀곤 했었는데, 참 오랫만이다.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즐거움... 이게 재봉틀이 베푸는 은총이다. 재봉틀 소리에 오후의 적막과 먼지가 사라져 갔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으면 재봉틀은 태양같이 빛났다.'라고 사진 옆에 쓰여져 있다. 여기까지 읽으니 엄마가 만들어 주었던 짙은 감색 원피스도 생각났다. 목 주위에는 하얀색 실로 뜬 레이스 칼라(collar)가 달려 있었는데.

    기억은 꼬리를 문다. 지은이의 말처럼, '잊고 지낸 아득한 일들이 하나하나 기억이 나기 시작'한다. 어렸을 때니까 테이블 아래의 'SINGER'라는 글자는 당연히 읽을 수 없었지만 그 모양만은 눈에 익다. 차가운 철로 되어있는 그 글자를 손으로 따라가며 그려보곤 했으니까. 옆에 있는 바퀴를 마구 돌리면 나던 소리까지도 들리는 것 같다.

    재봉틀 말고도 이 책에는 길가에 버려진 커다랗고 슬픈 시계, 보라색 두 줄이 그어진 임신 테스트기, 아파트 놀이터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아이들이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무엇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일까.

    나무와 거리, 방과 의자, 라디오, 커피잔 같은 것들, 익숙하고 또 정겨운 것들을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면서 시인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사진 옆의 나직한 목소리는 우리를 몰아세우지 않으면서 생활 속의 기쁨을 찾아보라고 충고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날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잊고 있는 것 같지만 잊혀지지 않는 것들을 되새기면서.

    '바다를 다시 보듯 익숙한 것을 다시 바라보'면서 '매일 반복되고 똑같은 자리에 있는 것의 지루함보다 소중함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다. 잠깐의 여유로 다시 바라보면, 당신의 식사 시간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빵 한 조각은 얼마나 유쾌한가.
    - 이혜리 (200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