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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500원, 25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7-31, 출간예정 2026-08-15)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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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역사는 길 위에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우리가 있었다.


우리는 ‘군함도’와 ‘강제 동원’이라는 말을 안다. 윤동주가 스물일곱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을 거뒀다는 사실도, ‘99엔 사건’의 모욕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말들이 실제로 어떤 땅 위에, 어떤 사람들의 얼굴 위에 새겨져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 길 위에 우리가 있었다》는 그 말과 사실 사이의 빈자리를 두 발로 채워 넣은 기록이다. 사진가 이재갑은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오사카·히로시마·오키나와까지 조선인이 끌려간 자리를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눠 몇 번이고 되짚어 걸었다. 탄광과 해저 갱도, 군사 벙커와 인골(人骨)댐, 원폭의 도시와 이름 없는 묘지…. 그 자리에 서서 그는 풀과 돌과 나무가 건네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사진과 글로 옮겼다.
이 책은 부산을 떠나 도착한 시모노세키가 아니라, 청일전쟁이 시작된 경기도 안성(성환)천에서 첫발을 뗀다. 조선 침략은 일본이 아니라 조선 땅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세워두기 위해서다. 그렇게 100년의 기억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밟고 선 땅의 이야기가 된다.
과거의 상처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만나고 싶은 이에게,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를 읽고 싶은 이에게, 역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고 싶은 이에게 기록을 넘어 기억으로, 대립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길을 안내한다.

제1장 후쿠오카 — 철도 침목 하나에 담긴 모질었던 삶과 애환
역사는 통계가 아니라 얼굴이다. 후쿠오카는 그 사실에서 시작한다. 오리오역 앞, 한복 차림의 노인 배동록 선생이 저자를 맞는다. 평생을 조선인 강제 동원 규명에 바친 사람, 이 긴 여정의 첫 길잡이다. 여기서 우리가 만나는 건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야하타 제철소와 지쿠호의 탄광, 손으로 쌓아 올린 인공 산 보타야마. 제국을 떠받친 노동의 주인은 고향을 빼앗긴 조선인이었다. 침목 하나, 갱도 하나에 모질었던 삶이 새겨져 있다. 스물일곱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숨을 거둔 시인 윤동주, 조세이 해저탄광에 수장된 136명, 이름도 없이 번호로 남은 미이케 묘지의 사람들. 그들의 이름을 다시 부를 때, 낡은 침목 한 토막이 더 이상 무심한 나무로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비로소 역사를 만난다.

제2장 나가사키 — 원폭의 도시에서 만난 기억의 편린들
나가사키에는 두 개의 상처가 겹쳐 있다. 원폭, 그리고 강제 동원. 다카시마·하시마·사키토, 세 섬의 갱도는 바다 밑에서 조선인의 목숨을 태워 석탄을 캐냈다. 저자는 관광지가 된 지옥섬을 걷되, 안내판이 지워버린 조선인의 자리를 되짚어 읽는다. 이 도시의 또 다른 이름은 미쓰비시다. 강제 동원으로 몸집을 불리고 전후에도 건재한 이 기업 앞에서, ‘99엔 사건’(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에 끌려가 군수공장의 강제노역에 투입된 한국인 여성근로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자, 미쓰비시가 당시 가치로 환산하여 지급한 사건)의 모욕이 왜 끝난 일이 아닌지 이 장은 조용히 증언한다. 그러나 나가사키에는 다른 얼굴도 있다. 진실을 밝히려 평생을 바친 일본인들, 사죄의 뜻으로 세운 화해의 비, 원한만이 아니라 손 내미는 사람도 함께 기록된다. 잊으라 강요받은 것들을 기억으로 되돌려놓는 것이 나가사키가 남긴 숙제다.

제3장 오사카 — 계속되는 고난과 희망의 역사
아무도 지켜주지 않을 때, 그들은 스스로를 지켰다. 교토 우토로 마을은 비행장 건설에 끌려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조선인들이 모여 산 곳이다. 비만 오면 하수가 넘치고, 60년 넘게 수돗물도 없이 차별을 견뎌야 했던 마을. 그러나 저자가 본 것은 비참이 아니라 힘이었다. 문패에 또렷이 남은 우리 이름들, 혹독한 대가와도 끝내 바꾸지 않은 이름의 힘. 이름을 지킨다는 것은 곧 자신을 지키는 일이었다. 타치소 지하터널에서는 국경을 넘어선 진심과 마주하고, 오사카성 앞에서는 조선 침략의 뿌리를 되짚는다. 아파치 마을, 그리고 부락민과 조선인의 역사가 뒤엉킨 단바 망간 기념관까지, 차별의 밑바닥에서 서로를 붙든 연대가 이 장을 관통한다. 저자는 단바 망간 기념관을 ‘나의 묘지이자 우리들의 묘지’라 부른다. 고난은 계속되지만, 함께 짊어질 때 희망이 싹튼다. 오사카는 그 사실을 가장 낮은 자리에서 증명한다.

제4장 히로시마 — 가장 낮은 곳에서 싹트는 평화
가장 낮은 곳에서 평화가 싹튼다. 히로시마 편은 그 말을 증명하기 위해 땅 아래로 내려간다. 구레의 2단 동굴 터널, 인간 어뢰 가이텐 특공기지, 산속 깊이 감춰진 지하 공장. 전쟁은 사람을 무기로 삼았고, 그 무기를 만드는 노동은 조선인의 몫이었다. 오타강을 따라 세워진 댐 앞에서 저자는 걸음을 멈춘다. 그중 한 곳은 ‘인골댐’이라 불린다. 시멘트 더미로 떨어진 조선인을 구하려는 순간, 작업을 멈추지 말라며 그 위로 시멘트를 부어 생매장했다는 이야기가 이 이름에 새겨져 있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일이지만, 증언자들은 이보다 더한 일도 많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1945년 8월 6일, 이 도시 상공에서 원폭이 터졌다.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중 재일 조선인이 2만 명이었다. 평화기념공원 한편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이중으로 잊힌 그 이름들을 붙든다. 저자가 지하와 강바닥에서 길어 올린 것은 절망이 아니라 평화의 씨앗이다.

제5장 오키나와 — 끝나지 않은 기억과 기록
남의 역사가 나의 역사가 되는 순간이 있다. 오키나와는 그 순간을 기록한다. 마부니 언덕, 20호 동굴, 비밀스런 한을 품은 도카시키섬. 전쟁의 참상은 여기서도 조선인을 비켜 가지 않았다. 그러나 오키나와의 상처는 과거형이 아니다. 섬을 뒤덮은 미군 기지 앞에서, 저자는 이 기억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본다. 그리고 이 장에서, 30년 답사의 의미가 한 점으로 모인다. 저자는 ‘한의 비’ 앞에 선다. 끌려온 이들의 주소가 새겨진 돌비에서, 그는 뜻밖에 자기 집안의 본적지(경북 상주군 낙동면 수정리)를 발견한다. 오래전 할아버지가 들려준, 일본으로 끌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마을 청년들의 이야기가 그 순간 되살아난다. 이 여정이 왜 자신의 운명이었는지, 비로소 답을 얻은 자리다. 기억은 끝나지 않았고, 기록 또한 멈추지 않는다.



추천사

이재갑 사진가는 30년간 일제 강제 동원과 침략의 현장을 발로 뛰며 기록해온 현장주의 사진작가이자 문필가다. 《그 길 위에 우리가 있었다》는 청일전쟁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남녘과 일본의 여러 지역을 아우르며, 일제 강제 동원의 역사를 한층 확장된 문제의식으로 담아냈다. 그의 치열한 작업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따스한 애정과 고통스런 역사에 대한 공감, 그리고 치유를 향한 열망이 살아 숨쉰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한일 과거사의 실상을 깨우고 올바른 미래를 향하게 하는 큰 자양분이자 뜨거운 각성제다. 이 귀중한 기록을 어찌 읽고 보고 음미하지 않을 수 있으랴.

― 박한용(역사학자,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

차례

저자 서문 - 역사는 길 위에 있다
프롤로그

1장 후쿠오카 - 철도 침목 하나에 담긴 모질었던 삶과 애환
일본, 제국주의 야욕을 드러내다
조선 침략의 교두보가 된 안성(성환)천과 청일전쟁
이토 히로부미와 시모노세키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야하타 제철소
아소 탄광과 아소 가문
사람의 힘으로 쌓아 올린 인공 산 보타야마
<신세타령가>가 울려 퍼지는 보타이시 묘지
온가강은 그들을 알고 있다
지쿠호의 하야시 에이다이
조선 수탈을 위해 만든 석탄 박물관, 국가 등록 문화재가 되다
타가와 지역 최초의 조선인 탄광 순직자 순난비
일본에서 우리말을 지키다, 기타큐슈의 조선인 학교
윤동주 시인과 후쿠오카 형무소
과거와 미래를 잇는 곳, 오다야마 묘지를 말한다
조선인 136명의 유해가 수장된 조세이 해저탄광
이름을 잃어버린 자들의 묘지, 미이케 탄광과 수인 묘지
작지만 의미 있는 승리, 오무타 마와타리 기념관을 찾아서
음울한 분위기로 박제된 미이케항과 만다 갱
배동록 선생, 그의 어머니를 말하다

2장 나가사키 - 원폭의 도시에서 만난 기억의 편린들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나가사키
죽음의 섬 다카시마
지옥섬 하시마
도깨비 섬 사키토
미쓰비시는 살아 있다
원폭에 깃든 서로 다른 얼굴, 원폭 자료관과 나가사키 인권 평화자료관
오무라 항공기지와 해군공창 방공호
형기 없는 감옥 구 오무라 수용소와 오무라 공군기지
어뢰 발사 훈련장과 특공정 신요 순국비
하리오 무선 전신탑과 사세보 요새
이마리 종합제철소

3장 오사카 - 계속되는 고난과 희망의 역사
조선인 마을 우토로에서 찾은 희망
진심은 국경을 초월한다, 타치소 지하터널
조선 침략의 상징 오사카성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다
오사카 국제평화박물관에서 찾은 대한의 상징
제2의 우토로, 아파치 마을을 가다
나의 묘지이자 우리들의 묘지, 단바 망간 기념관

4장 히로시마 - 가장 낮은 곳에서 싹트는 평화
숨 가빴던 전투 요새, 구레의 2단 동굴 터널
어두운 기억 속에 묻힌 나가고 지하터널 공장
인간 어뢰 가이텐 특공기지
야스노 발전소에서 기형도의 시를 떠올리다
조선인 유해가 던져진 인골(人骨)댐 이야기
원폭의 참상이 서린 도시 히로시마를 가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원폭 희생자 위령비와 평화자료관

5장 오키나와 - 끝나지 않은 기억과 기록
전쟁의 참상과 슬픔이 깃든 마부니 언덕의 평화기념공원
처절한 역사의 현장 20호 동굴과 하에바루 문화센터
비밀스런 한(恨)을 간직한 섬 도카시키
미군 속에 오키나와가 있다
전쟁을 기억하는 평화의 장, 사키마 미술관
나를 이끈 숙명, ‘한의 비’를 발견하다
에필로그 – 자유와 평화는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지은이: 이재갑

개인적 의미의 사적 다큐멘터리 사진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사진가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공부하였고,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부경대학교 대학원, 인하대학교 등 여러 대학교 예술대학 및 사진학과에서 강의하였다. NGPA(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아카데미)와 한겨레문화센터, 니콘 리더스클럽 멤버로 활동하였다. 현재 부산디지털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생각하는 사진 모임 <포피엔스 PHOPIENS> 대표로 활동하며, 사진과 글쓰기를 통한 ‘사진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2015년 제2회 수림사진문화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 제8회 대구경북민주시민상을 수상하였다.
이재갑 사진가는 30여 년의 시간을 과거와의 대면에 대한 고민이 담긴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 ‘이면의 역사’, ‘기억’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식민지와 전쟁의 이면에 존재하는 침묵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런 작업을 통해 한국전쟁에 관한 기억과 전쟁 후 주한 미군들에 의해 생겨난 수많은 혼혈인,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 일제 강점기 때 끌려간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 원폭 피해자 등 전쟁이 파생한 수많은 역사의 흔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전시를 하고 있다.
주요 전시로는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1989~1991), <식민지 시대의 잔영>(1996), <상처 위로 핀 풀꽃>(1996), <군함도-미쓰비시 쿤칸지마>(2008), <내 이름은 조선인, 군함도>(2023) 등이 있다. 현재 <살아진∼늪>과 개인적 ‘사유 공간’과 ‘성찰’에 대한 Corner(모서리) 및 시리즈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프로젝터>를 준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빌린 박씨》. 《잃어버린 기억》,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 《또 하나의 한국인》 들이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그 길 위에 우리가 있었다>

주제 분류: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근현대사

펴낸곳: 책숲
판형: 148*210mm / 314쪽
정가: 23,000원
출간일: 2026년 8월 10일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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