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장길
조선시대 군사들이 무예 연습을 했다고 지어진 이름이다
지금도 가게 앞에는 일렬종대의 손님들이 서 있다
손에는 무기 대신 쇼핑백
패션쇼의 길이 되고
건물 옆에 서면 사람이 화보가 된다
도로의 마음이 열리고 향수 냄새로 덮인다
젊음의 트랜드들이 걷고 히잡의 여인이 걷고
여행용 가방이 움직인다
한국의 브루클린
외로운 사람이 없어지는 이곳
상품이 손을 내밀어 연인들을 반긴다
낯선 얼굴과 일행이 되는 곳
외국어가 흐르는 거리
한강의 물고기들이 이 길로
집어 되었는지 팔딱팔딱
유리창들이 반짝이며 살아난다
2026년 4월
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