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따금 농담을 빙자해 허를 찔렀다. “천국과 지옥 중 한 곳을 체험할 수 있는 티켓이 손에 들어온다면 어느 곳으로 가고 싶습니까”나 “노아의 방주에 소설가 한 사람을 태운다면 누구를 태웠으면 좋겠습니까”는 그런 종류의 질문이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왜 무책임한 행동을 하면 안 됩니까”나 “삶과 죽음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삶과 죽음은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까”와 같은 것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졌지만 풀지 못했던, 철학서 한 권을 샅샅이 뒤져도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한 수수께끼였다.
녹음기를 챙겨들고 1년 남짓 만에 다시 찾은 감성마을은 새로운 계절로 접어들고 있었다. 나는 120여 개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들이 적힌 노트를 펼쳤고, 질문의 창을 찌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뜨거워진 열기를 식히기 위해 가끔 마당으로 나가 계곡을 타고 내려온 서늘한 바람을 쐬곤 했다. 그리고 산버들 가지 사이로 달빛이 교교히 떨어지던 밤, 나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달마는 왜 동쪽으로 갔습니까” 당신의 긴 머리칼이 바람결에 흩날렸고, 나뭇잎 한 장이 툭,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