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외조부모와 편모 슬하에서 성장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1929년 교수자격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동시에 참전하여 포로가 되었다가 1941년에 석방되었다. 1945년 잡지 『현대』를 창간하여 참여 문학을 주장하고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활약했다. 『상상계』(1940), 『존재와 무』(1943), 『변증법적 이성 비판』(1960) 등을 저술한 철학자이자 소설 『구토』(1938), 『벽』(1939), 『자유의 길』(1945~1949)의 저자로 『문학이란 무엇인가』(1947), 『성자 주네』(1952), 『집안의 천치』(1970) 등의 문학 비평도 집필했다. 다양한 정치 평론과 열 편의 희곡을 남겼다. 1964년에 자서전 『말』을 발표하고 그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절했다. 1980년 파리에서 사망하여 몽파르나스 묘지에 안장되었다.
아무도 실존을 정면에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여기 이런 실존 앞에서의 다섯 개의 비극적인 혹은 희극적인 패배, 다섯 개의 삶이 있다. 곧 총살을 당할 파블로는 실존의 저편으로 자신의 생각을 내던지고 죽음을 생각하지만 실패한다. 에브는 광기의 비현실적이고 닫힌 세계 속에서 피에르와 결합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것은 가식의 세계이며 광인은 거짓말쟁이다.
에로스트라트는 인간 조건에 대한 눈부신 거부인 범죄로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범죄는 이미 이루어졌고 존재하지만 에로스트라트는 그 사실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안으로부터 피가 흘러나오는 거대한 오물 상자이다. 륄뤼는 자신을 속인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에게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시선 사이에 가벼운 안개를 스며들게 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안개는 즉시 투명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을 속이지 못한다. 그저 속인다고 믿을 뿐이다.
뤼시앵 플뢰리에는 자신이 존재한다고 느낄 찰나에 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원치 않으며 도피한다. 그는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명상 속으로 피신한다. 왜냐하면 권리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실패한다. 이 모든 도피는 벽에 막힌다. 실존으로부터 도피하는 것, 그것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실존이란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일종의 충만이다. (1939년 판 의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