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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디터 메어쉬 (Dieter Mer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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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에코, 기호학자로서 소설가>

디터 메어쉬(Dieter Mersch)

독일의 보훔대학교, 쾰른대학교, 다름슈타트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와 교수 자격 논문을 통과하고, 쾰른에서 자유기고가로 활동했다. 포츠담대학교 예술과매체연구소 교수, 취리히예술대학교(ZHdK) 비판이론연구소 소장 및 미학이론 교수, 독일 미학회(DGA)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취리히예술대학교 명예교수로서 예술 연구와 디지털 비판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대화』(1991), 『컴퓨터, 문화, 역사』(1991), 『사건과 아우라』(2002), 『나타나는 것:재료, 현존, 결과』(2002), 『매체이론』(2006), 『포스트 해석학』(2010), 『미학의 에피스테몰로지』(2015), 『예술적 연구 선언』(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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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에코, 기호학자로서 소설가> - 2026년 5월  더보기

움베르토 에코는 서거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호이론가 중 한 사람이다. 이러한 그에 대한 평가는 수많은 이론적 저술, 엄청난 양의 에세이, 일곱 편의 소설을 포함한 독보적인 저작에 근거한다. 그의 작품들은 유럽, 아시아, 호주, 북미와 남미에서 기호학 분야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문화, 문학 연구 분야를 망라하는 다양한 학술 연구의 주제가 되고 있다. (중략) 하지만 에코 기호학의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페르디낭 드 소쉬르, 알기르다스 줄리앙 그레마스, 롤랑 바르트의 구조적 기호학 및 자크 데리다의 후기구조주의 메타이론을 한 축으로 하고, 찰스 샌더스 퍼스, 윌리엄 제임스, 윌리엄 모리스의 영미 실용주의 기호학을 다른 한 축으로 하여 이들 사이의 다리를 놓으려는 시도에 있다. 겉보기에는 양립할 수 없는 이 두 이론의 영역들이 비범하게 재치 있는 방식으로 화해되고 있다. 에코는 이 서로 다른 접근 방식들에서 공통분모와 가장 좋은 모티브를 추출해내었다. 즉 문화를 전체적으로 접근하고, 그 안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탐구하기 위한 보편적인 패러다임으로서의 기호학, 해석의 무한함, 그리고 개별 기호 연구가 아닌 체계적인 접근의 필요성이 그런 상이한 방식들을 이어주고 있고 기발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에코는 디자인에서 대중문화, 정치이론에서 수사학, 중세와 르네상스에 초점을 맞춘 역사학에서 정보학, 이미지 이론, 인공적 아방가르드에 이르기까지 기호학 연구를 위한 가장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개척했다. 그의 접근 방식의 특징은 기호 체계의 포괄적인 구조가 탐구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부재한다는 명제이다. 이는 에코의 초기 이론인 『부재하는 구조』(1968)가 이미 보여주고 있다. 그는 또한 결코 끝낼 수 없는 해석 작업의 심연에 맞서, 일종의 실재의 ‘거부권 원칙’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비록 기호 해석이 무궁무진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준거 없이 공중에 떠다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의미는 자의적이지 않으며, 기호와 텍스트의 현실에 의해 언제나 제한된다. 따라서 모든 것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는 없다. 비록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고 최종적으로 붙잡거나 제한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렇다. 이 진술은 가짜(Fake)와 위조의 시대에 특히 지대한 관련성을 갖는다. 움베르토 에코의 기호학을 이해하고 적용하려는 나 자신의 노력 또한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후로 나는 에코, 특히 기호와 그 해석의 자유가 아닌 자의성에 대한 근본적인 제한이라는 생각의 생산성으로 끊임없이 돌아왔다. 이로부터 일종의 ‘기호의 윤리’뿐만 아니라 ‘해석의 윤리’가 도출된다. 따라서 나는 예전 베를린에서 매우 풍요로운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던 번역자 안정오 교수님께, 원래 제목이 ‘움베르토 에코의 합리성과 합리성 비판’이었던 나의 초기 작품 『에코, 기호학 입문(Umberto Eco zur Einfuhrung)』을 한국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해주신 데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 이 텍스트의 기본 아이디어는 에코의 두 가지 주요 이론 저술인 『기호학 이론』(1976)과 『해석의 한계』(1990)를, 그리고 나머지 이론적 저작에 대한 수많은 언급과 함께, 에코의 가장 중요하고 잘 알려진 두 소설, 『장미의 이름』(1980)과 『푸코의 진자』(1988)와 연관시키고, 문학적 저술이 그의 기호학 이론의 정확한 거울 이미지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있다. (중략)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이미 1980년에 출간되었다. 나는 이 소설을 교수라는 지식인이 어떤 또 다른 자질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전형적인 지식인 소설로 생각하고 읽고자 하는 흥미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아서 그 책을 상당 기간 동안 방치했었다. 우연하게도 1987년에 어떤 곳으로 여행하는 동안에 그 책을 들고 가게 되었고 읽기 시작하면서 곧바로 매료되어 버렸다. 이 책에 들어 있는 것은 어떤 교수가 쓴 소설이 아니었으며, 엄청난 대작이었다. 에코의 기호학적 구상이 드라마틱한 설명의 의복을 입고 드러나 있었다. 말하자면 다른 수단을 통해서 자신의 이론적인 내용을 작품으로 보여주는 특이한 것이었다. 이 책은 그의 고유한 방식에 따라서 당시의 후기구조주의의 특징으로 형성된 이성 비판에 대한 테마와 연결되어 있었고, 이성과 이성 비판 사이의 화해할 수 없는 대립을 새로이 해소시킨 ‘계몽된’ 계몽비판의 신앙고백과 대비시켜주고 있었다. 1988년 『장미의 이름』의 후속 소설이 이성 비판에서부터 밀교적인 구원론과 새로운 반(反)계몽주의의 회귀까지의 넓은 범위를 주제로 한 『푸코의 진자』로 출간되었을 때, 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에 대한 소개를 쓰기로 결심했다. 나는 두 개의 문학 텍스트의 해석에 제한해서 에코의 본질적인 기호철학을 재구하기 위해 이 두 권의 소설을 출발점으로 선택했다. (중략) 다른 말로 말하자면 기호는 심지어 ‘어떤 것’이다. 기호는 다른 목적에 대한 기호들의 사용 혹은 선점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해석은 모든 ‘해체’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경계를 가진다. 나는 이러한 에코의 경계 설정을 그 이후로 여러 가지 논문에서 해설하였고 그 근거를 그의 전체 작품 안에서 찾고자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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