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원은 십여 년의 조직 생활 동안 사표를 세 번 썼고, 그중 두 번은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한 한 번과 제출하지 않은 두 번의 차이가 무엇이었는지를 오래 생각하다가, 그 답이 이천 년 전 로마 황제의 일기에 이미 적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홧김의 결정과 판단의 결정을 가르는 기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류하는 기술. 출퇴근 지하철에서 『명상록』을 읽으며 버틴 계절들이 이 책의 초고가 되었다. 그는 고전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고전과 우리 사이의 거리가 어려운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황제의 문장을 원전에서 직접 옮기되, 그 문장이 놓일 자리를 강의실이 아니라 월요일 아침의 지하철과 수요일 오후의 회의실로 정했다. 『퇴사하고 싶은 날, 명상록』은 위로하는 책이 아니라 정비하는 책, 읽고 나면 기분이 아니라 판단이 달라지는 책을 목표로 썼다. 지금은 흔들리는 직장인들을 위한 다음 고전 읽기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