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 (1879~1944) 한용운은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나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그리고 시인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불교 개혁 운동과 민족 독립 운동에 깊이 참여했으며, 1919년 3·1운동 당시 3·1 운동 민족대표 33인으로 나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대표작 《님의 침묵》은 사랑의 시로 읽히지만 조국과 진리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더 큰 존재와의 합일이며, 삶과 죽음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불교적 세계관이 깊게 배어 있다.
현진건 (1900~1943) 현진건은 대구 출신으로 한국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도시 빈민의 삶을 가까이에서 관찰했고, 이를 작품 속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운수 좋은 날》은 그의 대표작으로, 가난한 인력거꾼의 하루를 통해 인간이 겪는 비극적 운명을 보여준다. 그는 냉혹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을 잃지 않았다. 그의 문학에서 죽음은 사회적 현실이 만들어낸 가장 슬픈 상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김동인 (1900~1951) 김동인은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형식을 확립한 선구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평양에서 태어나 문예동인지 《창조》를 창간하며 새로운 문학 운동을 이끌었고, 《감자》, 《배따라기》, 《광염 소나타》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그는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냉정하게 관찰하는 자연주의적 시각을 지녔으며 감상적 설명보다 객관적 묘사를 선호했다. 《박첨지의 죽음》에서도 죽음을 비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인간 존재의 허무함을 드러내는 장치로 사용한다.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슬픔보다 인생의 덧없음이 오래 남는다.
최서해 (1901~1932) 본명이 최학송인 최서해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성장했으며, 만주와 간도 일대를 떠돌며 노동자로 살아간 경험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빈곤과 계급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신경향파 문학의 대표 작가이다. 《탈출기》와 《박돌의 죽음》은 당시 사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그의 문학에서 죽음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 죽음은 자연스러운 소멸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처럼 느껴진다.
고한승 (1906~1950) 고한승은 한국 근대시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시인이다. 그는 상징주의와 탐미주의의 영향을 받아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의 작품을 즐겨 썼다. 특히 죽음과 퇴폐,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대표작 《죽음의 무도》에서는 죽음을 단순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예술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독자에게 슬픔보다는 묘한 아름다움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윤동주 (1917~1945) 윤동주는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의 아픔 속에서 성장한 시인이다.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되었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사후에 출간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집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의 시에는 시대적 고뇌와 함께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을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을 사이에 둔 이웃처럼 바라보며,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성찰과 완성의 대상으로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