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나인뮤직 퍼블리싱, 아카데미 대표
• 나인뮤직 유튜브 크리에이터
• YG 퍼블리싱 프로듀서
• 이하이 ‘누구 없소’ 작사, 작곡
• 베이비몬스터 ‘춤(CHOOM)’ 작사, 작곡
• 샤이니 키 ‘Picture Frame’ 작곡, 편곡
• 엔믹스 ‘Love Is Lonely’ 보컬 디렉터
• 아이브 ‘Want It’ 보컬 디렉터
나는 케이팝 프로 작곡가다. 멜론 차트 1위를 경험했고, 지금은 나인뮤직이라는 음악 퍼블리싱 회사와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연습생, 작곡 지망생, 현업 작가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며 나는 늘 음악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왔다. 히트곡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재능과 훈련은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질문 앞에 서 있다.
“AI는 음악이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는가?”
처음 AI 음악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음악은 결국 사람의 감정이고, 사람의 경험이며, 사람의 이야기라고 믿어 왔기 때문이다. 멜로디 한 줄, 코드 한 마디, 가사 한 문장에는 작곡가의 시간과 감정이 녹아 있다. 그것은 단순한 데이터의 조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작업을 이어가며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AI는 작곡가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작곡가의 ‘속도’와 ‘확장성’을 바꾸기 위해 등장했다는 것을.
특히 수노(Suno)와 같은 음악 생성 AI는 작곡의 출발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피아노 앞에 앉아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데모를 만들고, 편곡을 쌓아올리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는 한 문장의 프롬프트로도 완성된 구조의 곡이 나온다. 장르를 지정하고, 분위기를 설정하고, 보컬 스타일을 정하면 몇 분 안에 ‘형태가 갖춰진 음악’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단순한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다. 창작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작곡가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은 AI를 찬양하기 위해 집필한 책이 아니다. 또한, AI를 두려워하자는 책도 아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다. AI는 도구다. 그러나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수노를 써도 누군가는 평범한 결과물을 얻고, 누군가는 차별화된 음악을 만든다. 그 차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적 사고’의 문제다. 결국 히트곡을 만드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나는 멜론 차트 1위를 경험하며 깨달았다. 히트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유가 있다. 감성은 즉흥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설계다. AI 시대에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설계하는 방식이 달라질 뿐이다. 지금의 작곡가는 더 이상 멜로디만 잘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기획을 이해하고, 시장을 읽고, 트렌드를 분석하며,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AI는 바로 그 지점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다양한 버전을 비교하고,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하는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린다.
하지만 AI에 모든 것을 맡기면 음악은 평준화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어떤 장르인가?, 어떤 감정을 전달할 것인가?, 이 곡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노래가 세상에 나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I는 답을 만들어 주지만, 질문은 인간이 던져야 한다. 나는 나인뮤직에서 수많은 수강생을 가르치며 느꼈다. 음악을 잘 만드는 사람은 기술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 방향이 명확한 사람이라는 것을. AI 시대에는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진다. 버튼을 누르는 사람과 설계하는 사람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 책은 AI 음악, 특히 수노를 활용해 ‘작곡을 하는 방법’을 다루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AI 시대에 작곡가로 살아남는 사고방식’을 다룬다. 단순한 사용법을 넘어,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어떻게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 어떻게 나만의 색을 유지할 것인가를 이야기할 것이다.
AI는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나는 현장에서 음악을 만들고, 퍼블리싱을 운영하고, 아카데미에서 작곡가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확신한다. 앞으로 5년 안에 음악 제작 환경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그 흐름을 외면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이 책은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쓰였다.
두려움 대신 이해를, 막연함 대신 전략을, 호기심 대신 실력을 갖추기 위해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작곡법을 배워야 한다. 피아노와 DAW만이 아니라, 프롬프트와 알고리즘을 다루는 시대다. 그러나 잊지 말자. 결국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AI는 소리를 만든다. 하지만 감동은 사람이 만든다. 이 책이 당신에게 단순한 기술서가 아니라, AI 시대의 작곡가로 다시 태어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 김민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