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아는 오랜 시간 삶을 비워내며 살아온 사람이다. 많은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내려놓는 방향을 선택하며 스스로를 지켜왔다. 한때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깊이 몰입하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시간이 있었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삶을 이어온 시간도 길었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삶을 단순하게 바라보게 되었고, 비워내는 삶에 익숙해졌다.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켜온 경험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 무엇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스스로 알아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이후에 시작된 또 하나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다. 비워내는 삶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채워가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삶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크지 않아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지금의 삶을 조금 더 또렷하게 살아가고 있다. “나는 비워냈고, 이제는 채워가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