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의 시간을 시에 빠져 살았다.
마지막 한 편을 탈고하고 보니 겨울이 눈앞에 와 있다.
시집 한 권의 사념과 언어가 몸에서 빠져나간 허전함 때문인지
새로 나타난 겨울이 유난히 춥고
뉴스에 등장하는 세상의 모습이 낯설다.
부끄러움으로 얼룩진 이 독백들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어 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쓸쓸해지고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닿는 일의 어려움과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과
그래도 살아 있는 자는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얼어붙은 한강변을 걷는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