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귤을 상자째로 사다 먹어요. 손끝이 노래지도록 귤껍질을 까고 또 까서 먹다 보면, 하얀 식탁 위에 여러 가지 모양의 귤껍질들이 노랗게 펼쳐지지요. 어느 날은 귤 꼭지가 금붕어의 끔뻑이는 눈처럼 보였어요. 식탁 위를 헤엄치는 귤붕어들……. 『귤붕어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일상 속 작은 발견에서 시작되었어요. 추운 겨울에 소중한 사람들과 귤을 나눠 먹으며 소소하게 안부를 묻는 마음과, 칼바람이 부는 길거리에서 붕어빵 하나에 언 손이 사르르 녹는 따뜻함을 함께 떠올리며 귤붕어의 이야기를 그렸어요.
다 똑같아 보이는 귤들도 자세히 보면 상처도 색깔도 모양도 모두 달라요. 저마다의 빛깔과 저마다의 새콤달콤한 맛, 또 저마다의 향긋한 귤 내음을 지녔지요. 붕어빵들도 색깔과 속에 품은 맛이 조금씩 다르지요. 마치 우리들처럼요.
하지만 때때로 스스로가 흔하디 흔한 귤처럼 보잘것없게 느껴지고, 틀에 찍어낸 듯 특별할 것 없는 초라한 존재처럼 여겨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이 책을 통해서 작은 귤 한 알같이 환하고, 달콤한 붕어빵같이 따스한 온기를 건네받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스스로가 귤 상자의 맨 밑바닥에 깔려 짓눌러 터진 작은 귤처럼 느껴질 때, 한 조각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매서운 시간을 건널 때도 갓 구운 붕어빵같이 따스한 응원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