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어시장 골목을 걸었습니다.
새벽의 비린 공기 속에서
얼음을 깨는 소리와
젖은 장화를 끄는 발자국들을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생선을 팔며 하루를 견디고 있었고,
누군가는 비늘을 긁어내며
외로움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왜 마산은 시의 도시가 되었는가.
아마 그것은
너무 오래 상처를 견뎌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죽은 물고기들의 눈빛 속에서도
아직 식지 못한 바다를 보았습니다.
마산은 시를 쓰는 도시가 아니라
이미 시처럼 살아내고 있던 도시였습니다.
이 책의 문장들은
그 젖은 심장 가까이에서 건져 올린 물비늘들입니다.
2026년 여름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