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말이 필요 없는 그냥 행복입니다
어린 시절에 우리 집엔 누렁이가 있었어요. 내가 아기였을 때 누렁이도 어린 강아지였다고 했어요. 우린 같이 자라며 놀았지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텅 빈 집에서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며 온몸으로 날 반겨 주는 것은 언제나 누렁이였답니다.
누렁이와 둑길을 달리는 걸 좋아했는데 가끔은 냇가에 무성하게 자란 풀숲에서 사그락 소리가 나면 누렁이는 두 귀를 쫑긋거리다가 번개처럼 달려가곤 했어요. 내 키보다 웃자란 풀들을 마치 말이 장애물을 넘듯이 뛰어오르는 모습을 볼 때면 굉장히 멋있어서 숨이 멎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낯선 아저씨와 아빠가 집에 있었어요. 아빠는 누렁이의 목줄을 채워 아저씨에게 건네주었지요. 누렁이는 꼬리를 두 다리 사이에 넣고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아저씨가 줄을 잡아당기자 누렁이는 다리에 힘을 주고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었어요.
나는 어떤 상황인지 깨닫자마자 달려가서 누렁이의 목을 끌어안고 안 된다고 소리쳤어요. 눈물과 콧물이 범벅인 채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누렁이의 목에 감은 두 팔에 힘을 주었어요. 평소엔 무서웠던 아빠였지만 누렁이를 빼앗기는 게 더 무서웠어요. 결국엔 누렁이를 보내지 않겠다는 아빠의 말을 듣고 나서야 울음을 그쳤죠. 누렁이를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기뻤던 날이었어요.
나중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나의 누렁이가 별이 되어 하늘로 떠났을 때는 영원한 이별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지요. 그때는 아무리 목을 끌어안고 울어도 누렁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여전히 내 마음엔 냇가에서 바람처럼 달리던 누렁이가 살고 있답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행복합니다.
세상에는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의 행복이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무엇이 있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여러분들이 있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과 동물들도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여러분은 말이 필요 없는 그냥 행복입니다.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요?
가족은 아닌데 가끔은 가족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요? 학교에 가면 가장 먼저 찾게 되고, 쉬는 시간이면 화장실도 함께 가곤 하지요. 친구와 놀 때가 제일 재미있고, 때로는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을 때도 있어요. 그래서 친구와 함께하는 하루는 더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만약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어느 날 다른 친구와 더 많이 웃고, 더 오래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왜 나랑은 안 놀지?’, ‘혹시 나를 싫어하게 된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 수도 있겠지요. 그러다 보면 속상한 마음과는 다르게, 오히려 친구에게 화를 내거나 심한 말을 하게 될 때도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훈이는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왜 친구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는지, 그리고 지훈이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지 여러분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혹시 읽다가 “나도 이런 적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면, 그 장면에서 잠깐 멈춰도 괜찮아요. 친구가 다른 친구와 더 친해 보였던 순간, 마음은 속상한데 표현을 못해서 삐치거나 말을 안 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반대로 지훈이처럼 행동했던 친구가 생각날 수도 있겠지요.
친구는 참 소중한 존재랍니다. 때론 친구를 위해 양보를 해야 할 때도 있고, 내 기분보다 친구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도 있어요. 그 모든 시간이 쌓여서 마음이 통하는 진짜 친구가 되어 간답니다.
이 책을 읽은 뒤, 여러분은 제일 먼저 어떤 친구가 떠오르나요? 나에게 그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 나는 그 친구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