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 늦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전동차에서 어린이 만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전동차에서 어린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대부분 걸어서 등교하거나 버스를 타기 때문이겠죠. 그래도 가끔 만날 때가 있어요. 견학하기 위해 오가는 친구들이죠. 우리에게 이름이 있듯이 역에도 이름이 있어요. 역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 그 유래를 생각하며 동시를 읽다 보면 53개의 역도 지루하지 않을 거예요. 특히 7호선 역 이름에는 순 한글 이름이 많으니 역 이름을 떠올리며 친구 이름의 뜻도 생각해 보세요.
동시 외에 시와 수필을 쓰는 내가 문학 행사장에 가서 이런 말을 들을 때가 있지요. “동심이 문학의 기본입니다.” “동심이란 참된 마음이지요. 그래서 동심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동문학가들이 부럽습니다.” 그럴 때마다 온전히 ‘참된 마음’을 갖지 못하는 부끄러움도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동시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느꼈습니다.
자연과 물질문명, 사랑과 미움, 의지와 게으름이 어우러져 있는 동시의 숲을 어른과 어린이가 거닐며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래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잡아준다면 언제, 어디든 달려가는 동시 산타가 여러분에게 시 읽는 즐거움을 전해줄 거라 믿습니다.
2026년 봄
아기에서 소년-아빠-할아버지로 변하는 ‘남자의 일생’을 통해 이 나라의 남자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라의 여자들이 내 아들도 크면 아빠가 되고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남자들을 지금보다 조금 더 다정다감하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양의학의 고전이라 하는 ‘황제내경 상고천진론’에 보면 여자는 7년마다 신체 변화가 생기고 남자는 8년마다 생긴다고 해서 나름대로 서양의 7단계에 동양의 8년을 곱해서 동시 56편을 싣습니다. 물론 단계별로 딱 맞는 동시를 실은 건 아닙니다. 아무래도 동시이니까 소년의 사랑과 꿈과 눈물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