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상처를 주고받는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거리가 있을 것 같았고, 위로와 힘을 주는 관계에서는 서로의 마음이 가닿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쩌면 사람을 어려워하고 마음 터놓기를 두려워하는 개인적인 고민에서 시작된 발상일지 모른다. 한편으로 내가 전달받은 위로의 힘을 나도 누군가에게 전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파이트』의 인물들은 그것을 참 잘 해냈다. 내가 감당하고 있는 고통이 버거울 때 주변에서 건네는 말 한마디, 따뜻한 시선과 관심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 주었다. 나이나 사회적 위치, 친밀한 정도를 떠나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앞으로는 나도 하람이, 무하, 원지, 권 경위, 감초 삼촌이 알려 준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 볼 작정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받은 것처럼 또 누군가에게 나도 위로를 전달하고 힘을 줄 수 있다면 더없는 삶의 기쁨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