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저녁에는 사는 일 기웃거리다가 돌아가는 시
무딘 시의 고집 오래된 시어들의 행렬
형용사 나비를 만나고 싶었나 봅니다
은유법 익으면 시의 길 반죽하여
시 밥그릇을 만드는 날에는
시 밥 짓는 세상을 알려주어야 시 밥을 지을 수 있어
시어법 물이 필요한가요
반어법 소금이 필요한가요
시 문 닫는 소리 시 몸이 문 닫는 소리
몸을 굽혀서 어떻게 시 사랑해야 하는지 속삭일 수 없으니
자기 몸을 맡길 수 없으니
이팝꽃 핀 낱장 모습이 시 밥이라고
살아가는 이유는 시 밥을 짓는 일
나는 아무 이유 없이 바람이 되어 웃고 시 밥 짓는 세상에 서 있다
시의 신 한 말씀도 없으셨다
말은 렌즈 앞으로 와서 찍히지 않습니다. 시간은 구둣발 소리에 스며들 때 발이 시립니다. 겨울처럼 詩가 창가에 떠 있고 나는 밤마다 발이 시립니다. 그 동안 만나지 못한 아쉬움에 그대를 눈웃음으로 맞이하려 합니다. 작은 보석이 모여 아침 햇살로 피어나는 마음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나에게 전하는 말 그대가 내게 오지 않아 몸살하던 지난 밤들 詩, 그대는 밤새 내린 이슬이 되었습니다. 참 좋은 당신을 생각하며 푸른 갈대에 살을 베었던 기억은 저만치 뚝방길에 펼쳐 놓았습니다. 갈대 씨앗에 맺힌 이슬 은유로 태어나는 모국어 당신은 내 인생에 있어 빛이며, 첫눈이며, 어머니 같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