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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 테마별시 알림
2026.06.10
오늘만큼은 혼자이고 싶은 마음
집을 구했다 공을 들여서 꾸몄다, 맞은편 옥상에서 체조하는 이웃이 밝게 인사를 해도 소파에 앉아서 그 인사를 받아줄 수 없는 것처럼 완고하게
남현지 「사양합니다」
2026.06.09
한 생이 지나도록
탯줄처럼 낚싯줄을 끊고 사라진 저 배의 주인은 누굴까 거품처럼 사라지는 저 흰 물살은 누구의 폭죽일까
정끝별 「무구와 무고」
2026.06.08
생각은 나를 하나로 모은다
하나의 꼭지점으로 몰려드는 몇개의 부챗살이나 바퀴살 오목렌즈 안으로 달려들어 종이를 태우고야 마는 햇빛 줄기들처럼
이선영 「생각은 감자 비린내처럼 강하다」
2026.06.05
울지 마라 슬픔들아
바람이 숲을 몰래 지나가지 못하듯 억지로 못하는 게 인생이다 저녁이다 슬픔들아 어둠의 등에 업혀 집으로 가자
이상국 「저녁의 위로」
2026.06.04
극지에서 태어나는 말
사랑해,라는 말에는 얼마나 자주 마음이 다녀가는지… 하루치 쓸쓸한 바람을 적재한 그날의 화물열차가 협곡을 지나간다
조정인 「말들의 크레바스」
2026.06.02
자신과 세상을 지키기 위해
거래를 위한 셈법이 없는 문장들로 눈물을 벼려 담금질한 이들만이 투명하게 빛나는 돌을 손안에 쥔다
김선우 「눈물의 연금술」
2026.06.01
무심한 아름다움을 찾아서
시베리아의 야쿠트인들은 입김이 뿜어져 나오자마자 공중에서 얼어붙는 소리를 별들의 속삭임이라고 부른다
황유원 「별들의 속삭임」
2026.05.29
삶은 계속된다
일요일을 맞는다 기름을 끓인다 밀가루 반죽을 조금 떼어서 기름 위에 떨어뜨려본다 말하지 않는 것들을 보살피며 무성한 기쁨을 키워낼 것
여세실 「다음의 일」
2026.05.28
나를 닮은 사랑에게
나는 사랑을 하겠다 금방이라도 왈칵 창을 열어 쏟아지는 물크러지는, 나는 없는 채로 오직 사랑만 남은 채로
박소란 「세수」
2026.05.27
내가 원하는 미래는
느리게 오는 중이다 우리의 몸속을 떠다니는 시간의 조각
조온윤 「시간의 바다」
2026.05.26
지금은 돛을 올려야 할 때
당신은 어느 먼바다에 있는가 어느 해류를 따라 어디에서 삼각파도로 울고 있는가
정호승 「닻과 돛 」
2026.05.22
아까운 봄날이 지나간다
씨앗 같은 약속 참 많았구나 그리운 사람 내리는 봄비
함민복 「봄비」
2026.05.21
꿈속에서 공중제비를 돌았다
기쁨이 지나갔다 슬픔이 지나갔다 발을 굴렀다 공중제비를 돌았다 혼자였다
최정례 「공중제비」
2026.05.20
우리를 깨닫게 하는 풍경 앞에서
뜨거운 생명이 되기보다는 깨끗한 방안에 난분이나 앞에 놓고 나는 무슨 꽃 피우려 몸 닳았던가
박규리 「상추」
2026.05.19
아카시아꽃 피는 밤
아카시아나무도 항복이라는 듯 흰 꽃을 밥그릇에 던진다 아카시아꽃이 피고 지다가 다시 피고 있다
박경희 「아카시아꽃 피는 밤」
2026.05.18
나를 대신 살아주는 것들
서툴고 어리석고 나를 모르는 나니까 어디선가 조금씩 나를 불러주고 대신 살아주어 간신히 내가 나로 살아 있는지도 몰라
백무산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
2026.05.15
모두가 웃는 하루이기를
거기서는 새끼노루귀, 애기똥풀 꽃 이름 불러 볼까. 부르기만 해도 입이 환해지는 이름 머릿속이 맑아지는 이름 몇 번은 친구처럼 불러 볼까.
김미혜 「꿈, 거기서는」
2026.05.14
나는 무엇에 둘러싸여 있나
문을 열고 나가니 안이다 그 문을 열고 나가니 다시 안이다 끊임없이 문을 열었으나 언제나 안이다 언제나 내게로 되돌아온다
김사이 「거리에서」
2026.05.13
거울을 마주쳤다
밤의 유리창에 비치는 과묵한 정물 거울 속에는 얼마나 많은 겹이 들어가 있을까
남길순 「거울의 이데아」
2026.05.12
시간과 빛은 붙잡을 수 없다
아주 가까운 그 빛의 추억 같은 어느 봄 길바닥에서 그 빛에 의탁하고 소멸하는 꿈 한 자락
고형렬 「건너갈 수 없는 그 빛을 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