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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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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독일 도서상(Deutscher Buchpreis)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의 압도적인 찬사를 받은 안티에 라비크 슈트루벨의 장편소설 『푸른 여자』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성폭력으로 '내면의 망명' 상태에 빠진 한 여성의 위태로운 여정을 좇는다. 동시에 개인의 상처가 동시대 유럽의 지정학적 균열 속에서 어떻게 발화되고 침묵되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작가의 정교하고 시적인 문장은 인물의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

1장. 헬싱키 11
2장. 리키의 작업실 163
3장. 오데르강 변의 저택 223
4장. 먼 길을 가로질러 317

첫문장
매일 밤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3차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와 마가목 잎사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

김선영 (핀드 출판사 대표, 한강 『소년이 온다』 책임편집자)
: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 생겼다면, 누군가가 나를 특별하게 불러주기를 바란다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푸른 여자’를 만나야 한다. 『푸른 여자』 속 주인공 살라의 ‘푸른 여자’는 바다 곁에 있다. 언어에 예민한 ‘푸른 여자’는 듣는다. 고백하게 한다. 쓰게 한다.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푸른 여자’는 기꺼이 빈 페이지가 되어주고 살라의 뮤즈가 되어준다. 살라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멈췄던 시간이 그제야 다시 흐른다. 살라가 주저함을 내려놓고 시간과 인내로 무장함으로써 “자기를 보호하는 법”과 “일상의 관습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우는 동안 ‘푸른 여자’는 갑자기 떠났다가 홀연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살라는 그녀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나란히 보폭을 맞춰 걷던 ‘푸른 여자’의 모습에서 살라는 어느 순간 익숙한 누군가를 마주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따르는 사람”이자 “아름답고 강인한 사람”, 바로 살라 자신.
살라는 ‘푸른 여자’를 통해 상처 입은 영혼을 이해하고 보듬으며, 자신의 삶을 비로소 써내려간다. 그 시간이 살라를 살게 한다. 이야기로 하여금 스스로를 살려낸다. 살라는 여러 이름을 거쳐 지금을 살고 있지만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말들”을 펼칠 수 있는 한 어떤 이름으로든 자신이 속한 세계를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길에서 다른 빛깔로 빛나고 있을 누군가를 또 만난다면 좋겠다. ‘꼬마 모히칸’에서 ‘살라’까지를 살아낸, 이야기로 삶을 지켜낸 살라에게 경의를 표한다. “건배, 살라! 너를 위해.”

최근작 :<푸른 여자>
소개 :
최근작 : … 총 40종 (모두보기)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프레시안>에서 정치부 기자로 일했다. 이후 독일 풀다대학 <다문화 소통 및 유럽연합 연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비투스의 힘》, 《게임오버》등 20여 권의 독일어 책을 한국어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