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시인)
: 「어부의 아내」가 부르는 물의 노래는 기호 너머의 ‘갯냄새를 불룩하게 감춘 배꼽’에 탯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설명과 부연과 변명이 필요 없는/너의 숨”을 쉬게 하는 「초록이」로서 「숨소리 닿는 저 깊숙한 곳」을 깨우는 시의 복식호흡이라고나 할까요. 언어와 세상에 포복하는 숨결을 통해 시인은 “새로운 글자를 쏟아 놓”(「나는 일요일마다 굿모닝랜드로 간다」)는 노래가 되어 “등에 따개비가 지은 집”을 이고 사는 붉은바다거북의 수고로운 일상을 지긋이 견디게 합니다(「목요일의 아일랜드」). 여기서 저는 ‘나는 어쩌다 어부의 아내가 못 되었는가’라는 물음이 탄식이기도 하고 성찰이기도 하며 새로운 음(音)에 대한 꿈이기도 하다는 걸 알겠습니다. 시인은 그 음을 걸음으로 시와 세상에 거름을 주고 있군요. “줄 것이 없는 내게/보여 줄 것도 없는 내게/광주리를 들고 걸어 들어오는/알 듯도 한 그 사람”과의 「훌륭한 밀월」에 슬쩍 저를 빼앗겨 보렵니다. “비밀이 자꾸 만들어지는 어둠”을 향해 망치를 든 「렌토」의 묵직한 타격음과 ‘깨진 유리 조각’들을 밟고 흔들리는 조팝나무꽃으로 눈부신 「왈츠 2번」의 우아한 도약음까지 동시에 지닌 「당신의 리듬을 매만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