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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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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가 헌법 불합치 판결을 받고 사라진 2019년 이후, 임신중단은 ‘범죄’가 아닌 여성의 선택이 되었다. 그러나 국가는 유산유도제를 도입하지 않고 임신중단을 위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련 의료서비스를 지원하지도 않는다. 여전히 ‘안전하게’ 임신중단을 할 권리는 요원한 상태다. 한편 ‘36주 낙태 브이로그’ 영상이 논란이 된 후에는 ‘태아의 생명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마저 커지고 있다.

여전히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 대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허구적인 대립이 이어지는 지금,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의 저자 가브리엘르 블레어는 초점을 남성에게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임신은 여성 혼자 하는 것이 아닌데, 왜 임신중단에 관한 논쟁에서는 남성의 책임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임신중단의 책임은 남성에게 있다’라고 단호하게 선언한 이 책은 단숨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미국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지금은 11개 국가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원은지 (추적단불꽃, 얼룩소 에디터,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저자)
: 노골적인 책 제목에 놀란 당신, 책장을 넘기면 금세 저자에게 설득될 거다. ‘사정’이란 단어는 남성이 성관계 절정에 다다랐을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고상한 표현이다. ‘싼다’라고 원초적으로 말하는 경우도 흔하다.
언어는 생각을 지배한다. ‘사정한다’는 ‘성욕’과, ‘싼다’는 ‘배설욕’과 연결된다. 원치 않은 임신, 임신중단, 성병 등 생각 없는 ‘배설’로 생기는 문제들은 여성의 삶을, 심지어 목숨을 위협한다. 여성의 고통을 안다면 단어 선택부터 달라야 한다.
누구나 사정하기 전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콘돔을 끼든, 정관수술을 받든. ‘배설’하는 대신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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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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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번역가.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영감을 주는 작은 손전등 같은 글을 좋아한다. 옮긴 책으로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가족을 폐지하라》, 《인셀 테러》, 《여성, 인종, 계급》,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디어 마이 네임》, 《백래시》, 《캘리번과 마녀》 등이 있다.

은행나무   
최근작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1>,<마음 박물관>등 총 725종
대표분야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6위 (브랜드 지수 1,174,985점), 일본소설 6위 (브랜드 지수 511,402점), 에세이 25위 (브랜드 지수 323,22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