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이 가치 있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돌봄을 강권하는 책은 절대로 아니다. 그렇게 읽힐까 봐 두렵다. 오히려 이 책을 세밀하게 읽은 독자들 중에 지금 자신의 몫이 아닌 돌봄에 짓눌려 있는 이가 있다면 솔직하게 벗어던질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고양된 인간성을 이룩한 시대이다. 출산이나 양육을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이 고민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물적, 정치적, 심리적 토대를 갖춘 시대라는 뜻이다. 여성들이 자기 몸과 관련해 갖는 선택권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물론 이 변화를 위해 무수한 희생과 저항이 있었으며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온 사회가 저출산이 큰 문제라고 떠들어대지만 사실 우리는 그 재앙의 긍정적인 뒷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얼마 전까지 여성들이 원하지 않는 임신과 출산, 위험하고 모욕적인 피임과 낙*, 정당한 대가와 존중 없는 돌봄에 얼마나 많이 내몰려왔는지 잠시 동안만 멈춰 서서 생각해보면, 이런 숙고야말로 인류의 정신이 한 단계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징후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몸과 재생산에 대해 더 고민하고, 더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임효영 | illustration
• editor’s note | 돌보며 작업하는 여자들의 두 번째 이야기: 우리가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
• 김유담 | 집구석 작업자의 마음
• 정아은 | 한없이 넓은 세상에 발을 들이던 순간
• 장수연 | 달리는 품 안에서도 아이는 잘 자란다는 믿음
• 이수현 | 어떤 순간에도, 나를 지키고 사랑할 것
• 황다은 | 경력단절이 아니라 경력심화 과정이 된 시간
• 김다은 | 예술과 돌봄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 김연화 | 과학자의 실험실 돌봄과 엄마의 가정 돌봄
• 김은화 | 지옥에서 온 페미니스트가 평범한 한국 남자를 만났을 때
• 김잔디 |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
• 소복이 | 애 키우면서 만화 그리는 이야기
• designer's note | 마감이 최고의 영감인 디자이너의 '돌봄과 작업'
2013년 《모던 하트》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도서로 장편소설 《맨얼굴의 사랑》《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산문집 《엄마의 독서》《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높은 자존감의 사랑법》《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사회과학서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등이 있다. 2024년 12월 17일 별세했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칩니다. 두 명의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존중받으며 행복하게 배울 수 있는 학교를 꿈꾸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랑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누가 뭐라든 너는 소중한 존재>, 함께 만든 책으로 <특수에서 보편으로>, <모두 함께 수업-중등편>, <해 보니까 되더라고요>, <돌봄과 작업 2>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박사과정.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분석화학자로, 정부기관에서 정책연구자로 일했다. 지금은 대학 실험실을 현장으로 삼아 과학 실천과 돌봄에 관한 민족지를 쓰고 있다. 『겸손한 목격자들: 철새·경락·자폐증·성형의 현장에 연루된다』 『돌봄과 작업 2』를 함께 썼고,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을 공역했다.
87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경기도에서 자랐다. 출판 편집자로 3년간 일했다. 글쓰기, 편집, 인터뷰, 강연 등을 하며 마감 노동자로 살고 있다. 공저로 에세이 『돌봄과 작업』, 망원시장 여성 상인들의 구술사를 담은 책 『이번 생은 망원시장』, 문화비평집 『일요 개그 연구회』가 있다.
2005년부터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에서 건반을 연주해왔다. 또 운전, 연락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대학교에서 간호학을, 대학원에서 보건학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정신건강간호학을 공부해 곧 박사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응급실 간호사를 거쳐 현재는 정신건강 전문 간호사로 일하는 중이다. 본문에 쓴 대로 양육 공동체를 통해 가장 힘든 신생아 양육 시기를 무사히 건너왔고, 그 후 지역 공동육아를 통해 취학 전까지 아이들을 키웠다. 지금은 두 아이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해 공동육아 부모들이 운영하는 방과후 학교에 보내고 있다.
재미난 얘기는 듣고 또 들어도, 읽고 또 읽어도 재밌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그리기까지 하니 더 신이 난 만화가입니다. 그린 책으로 <그 녀석, 걱정> <오늘도 학교로 로그인> <난민> <바닷속 아수라 병원> <마음버스>들이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 <왜 우니?> <엄마 말고, 이모가 해 주는 이야기> <소년의 마음> <구백구 상담소> <만화 그리는 법> <이백오 상담소> 들이 있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지금은 호주의 바닷가 마을에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듭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Rajah Street》, 《밤의 숲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있고, 그린 책으로 《저절로 알게 되는 파랑》, 《당연한 것들》, 《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덮인 날》, 《White Sunday》, 《Dorothy》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