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소설가)
: 아무리 험한 인생도 사람이 있다면, 우정과 사랑이 있다면 괜찮은 것 같다. 『슬픔의 틈새』를 읽으며 나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감탄했다. 사할린으로 건너간 사람들. 그곳에서 삶을 꾸리고 강인하게 살아남은 사람들. 역사의 희로애락을 통과하며 한평생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지킨 사람들. 이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표현. 덕춘, 치요. 단옥. 유키에. 씩씩하고 당찬 그녀들의 인생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니, 어쩐지 지금 나의 삶 역시 이들의 역사에 조금 빚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마 사실일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미래를 향해 열려 있으니까. 이금이 작가는 이번에도 그 입구를 찾아냈다. 비록 슬픔이 끼어들고 비애가 머무를지라도, 계속 앞으로 걸어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미래. 역시나 감탄스럽다.
홍은전 (작가, 인권동물권기록활동가, 《그냥, 사람》《나는 동물》 저자)
: 돈을 벌기 위해 사할린으로 떠난 아버지를 만나러 어머니와 함께 공주 다래울을 떠난 주단옥 일가의 일대기를 그린 이 소설은 강제 징용 1세대와 그 가족의 질곡 깊은 삶을 담담하고 생생하게 그려냈다. 종전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무국적자처럼 살았던 사할린 한인들은 조국에게 끊임없이 배신당하면서도 절절하게 조국을 사랑했다. 거대한 슬픔의 틈새에서도 기쁨과 행복을 찾으려 분투했던 사할린 한인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그 삶을 버티게 해주었던 사할린의 또 다른 이방인 일본인 치요, 유키에와의 우정과 연대는 고향이란 무엇인지, 뿌리란 무엇인지, 새롭게 질문하게 만든다.
정혜윤 (라디오 PD,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저자)
: 1940년대 한 무리의 조선 사람들이 사할린으로 떠났다.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렇게 고향을 떠난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회는 거의 없다. 그들의 이름과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저 머나먼 곳에서 그들은 살고 사랑하고 있었다. 『슬픔의 틈새』는 바로 이런 가슴속 이야기에 귀 기울인 책이다. 무관심과 망각 속으로 손을 뻗어, 그들의 고독에 함께하는 작가의 정성이 그들의 목소리를 살아 있게 만든다. 이런 책이 우리 가슴에 들어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우리는 먼저 슬픔을 이해하고 그다음에는 ‘슬픔의 틈새’를 메꾸는, 사랑과 기쁨을 이해한다. 힘들수록 더 커져만 갔던 사랑을 잊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보호한다. 이렇게 함께 산다. 이렇게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