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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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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재미있는, 양귀자의 또 다른 인생 이야기. 소설가 양귀자는 1995년 홍대 근처에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이라는 이름의 한정식 음식점을 열었다가 2013년에 문을 닫았다. 문을 열 당시의 음식점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설가적 기질로 원색의 사진과 함께 들려준다.

버림받은 한 마리의 고양이로 인해 시작하게 된 음식점, 그곳에서 벌어진 초반 5년 동안의 울고 웃었던 장사 기록이 양귀자라는 독특한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펼쳐지는, 때론 서늘하고 때로는 박진감 있고 때로는 정다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들이다.

수상 :1999년 김준성문학상(21세기문학상, 이수문학상), 1996년 현대문학상, 1992년 이상문학상, 1988년 유주현문학상
최근작 :<식구 소음공해>,<희망>,<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총 97종 (모두보기)
소개 :

양귀자 (지은이)의 말
연탄이 보급되기 전, 첫새벽 어머니의 부엌에서는 타다닥, 아궁이 속의 장작불 타들어가는 소리가 아름다웠다. 자다가 문득 그 소리에 잠을 깨기도 했다. 가만히 부엌을 들여다보면 하얀 머릿수건을 쓴 어머니가 아궁이 앞에 앉아 풀무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 번씩 저 안쪽의 장작이 잘 타고 있는지 살피느라 어머니는 거의 바닥에 닿도록 허리를 굽히곤 했다. 그럴 때 어머니의 흰 머릿수건 위로 티처럼 분분히 피어오르던 주홍의 불씨들을 기억한다. 어머니는 불의 신 같았다.
방방에서 자식들이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신새벽, 어머니는 아궁이의 불씨를 일구며 가만가만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다. 하얀 행주로 부뚜막을 닦으면서도 찬송가는 계속되었다. 자식들 밥그릇마다 밥을 퍼 담으면서는 짧고도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다. 나직나직 들려오는 어머니의 찬송가 곡조와 기도 소리를 들으며 다시 새벽 단잠에 빠져들 때, 그럴 때 어린 나는 참 행복했다. 어머니가 있어서, 어머니가 저렇게 부엌을 지키고 있어서, 이 세상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머니는 내게 부엌신이었다.

소설보다 재미있는,
양귀자의 또 다른 인생 이야기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생은 언제나 궁금한 법이다.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지 않는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타인의 생을 들여다보며 이모저모 자신이 살아온 방법과 비교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우리들 삶이 너와 나의 것으로 얽히면서 조화하는 순간은 여기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은 "작가 양귀자와 음식점 주인 양귀자"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삶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읽는 재미부터가 남다르다. 『부엌신』은 어머니의 따뜻한 손맛을 잊지 못한 작가가 우여곡절 끝에 장사에 입문하고 자리 잡는 과정을 눈으로 보듯이 그려냄으로써, 산다는 일의 그 진부한 진리를 몸으로 새겨가는 한 작가의 육성을 듣는 흔치않은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