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진 (KBS 드라마국 제작위원, 전 KBS 드라마국장)
: 일찍이 한국 코미디사에 노력과 성실이란 덕목으로 사람을 웃기려 시도한 배우는 없었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일이다. 구태여 예를 든다면 무성영화 시대의 천재 찰리 채플린이 있고, 목숨을 건 무모한 몸 개그로 전 미국을 웃겼던 버스트 키튼이란 배우가 있다. 키튼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전성기를 이루던 1920~1940년을 풍미했던 희극배
우다. 그는 바람에 쓰러지게 집을 지어놓고 그 앞에 서서 강풍을 불러일으켰다. 집은 성냥갑 엎어지듯 키튼 위를 덮친다. 한참 후 먼지가 걷히고 나면 오징어가 되어있을 것 같은 그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멀뚱거리며 서있다. 사람들은 그의 목숨을 건 코미디에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김병만은 딱 그 두 사람의 중간지점에 있다. 어느 정도 무모하고 어느 정도 천재적이다. 나는 김병만이 앞으로 우리 한국 코미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희극배우라 기대한다.
- ‘이응진, 배우 김병만을 말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