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아홉 어른스런 나와 서른 아홉 아이 같은 유리의 만남을 투명한 문체로 써 내려간 소설. 일본 신예 작가들의 대표적 등단코스인 문예상 수상작(2004년 제41회)이다. 사랑에 들뜨고 괴로워하는 심리를 예리하게 묘사하며, 사랑이 끝나고 헤어지는 과정에 대한 매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미술전문학교의 신입생인 열 아홉 살의 나는, 선생님이지만 친구 같은 서른 아홉의 여선생 유리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리고 어느 날, 유리가 나에게 자신의 데생 모델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한다. 아틀리에에서 모델과 화가로 만난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한다. 둘은 아무런 불편 없이 서로를 순수하게 받아들이지만 어느새 유리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고, 관계는 쉽게 회복되지 못한다. 나는 아파하기 시작한다.
마치 지나간 일기장을 읽듯, 잊혀진 순간의 사진첩을 들추듯, 툭툭 던져지는 장면과 묘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누구나 가져보았음직한 짧은 사랑의 시간이 생생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주제에 집중하는 힘과, 그것을 일관되게 풀어내는 젊은 작가의 저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