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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지지 못한 것을 번역하고 삭제된 존재를 복원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한국계 미국인 사회학자 그레이스 M. 조는 가족의 침묵과 어머니의 유령적 존재를 추적하며, 한국전쟁과 기지촌, 미국 이주 속에서 생성된 양공주의 트라우마를 사회적 존재로서의 유령 연구로 확장한다.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삭제된 기억을 따라가며, 이 책은 환시와 환청을 비정상이 아닌 역사 독해의 통로로 재사유한다. 구술사, 문학, 예술, 자문화기술지를 넘나드는 실험적 글쓰기를 통해 미결된 폭력의 역사를 현재로 호출하며, 미국사회학회 ‘아시아 및 아시아계 미국인 부문’ 우수도서상을 수상했다.

한국어판 서문 9
감사의 말 15

프롤로그 삭제의 짜임 21
1장 유령에 살 붙이기 61
2장 트라우마의 계보 99
3장 사라진 양공주를 찾아서 161
4장 명예 백인이라는 판타지 225
5장 디아스포라의 비전: 트라우마를 보는 방법들 279
에필로그 추모하며 339

해제 유령이 배회하는 역사_김은주 347
주 357
찾아보기 391

: 저자는 1941년생으로 오사카와 부산을 거쳐 ‘군인 신부’로 미국에 정착한 어머니의 유령 같은 삶에 살을 입히려, 무에서 출발한 글쓰기를 시도한다. ‘해방군’ 미군이 저지른 양민 대학살과 남한 정부의 묵인 내지 공조를 가시화하는 엄밀한 사회학적 논문으로 학계에 수용된 이 책은, 미국 내 한인 디아스포라를 초세대적으로 배회하는 트라우마에 관한 정신분석학적이고 문학적인 텍스트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기지촌에서의 삶은 저자가 스물세 살에야 ‘양공주’란 이름을 처음 알게 됐을 정도로 철저한 비밀이었지만, 어머니의 조현병은 트라우마의 퍼포먼스로 혹은 디아스포라적 비전을 체현한 역량으로 천명된다.
지식-권력을 소유하려는 기존의 공부를 ‘소수자로서의 나’를 긍정하고 확장하는 공부가 대체하고 있다. 그 흐름 속에 있는 이 책은 동시대 페미니즘·퀴어·장애학의 실천으로 부상 중인 자기이론의 전범이고, 내게는 올해의 책이다. 내 과거가 내 미래라고, “미래에서 온 목소리”가 유령이라고 긍정하는 이 책의 문장들은 한결같이 온기와 물기를 머금고 있다. 배회하는 유령의 슬픔과 고통을 어루만지는 글은 그렇게 되어가기 때문이다.
정희진 (서평가, 문학박사,『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인가? 사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 책이 증명하듯 개인적인 것은 본디 국제/정치적인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세기 유산流産된 세계사를 ‘복원’하는 대대적인 프로젝트이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듣기와 읽기의 억압을 경험하며, 쓰는 행위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리하여 이 책은 자신의 삶을 연구 도구로 삼는 모범적인 연구 방법이 되었다. 그레이스 M. 조에게 공부와 글쓰기는 극복re-covery의 서사를 새로운 발견dis-covery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다. 우리는 비밀의 덮개를 벗어던지는 그의 작업에 동참하면서 심장의 세찬 박동을 느낀다.
재키 오어 (시러큐스대학교 사회학 교수)
: 이 책은 학술적 연구이자 기억의 행위이며, 문화사이자 글쓰기와 지적 정치학의 실험이다. 트라우마에 잠식된 역사 속에 매듭진 침묵을 풀어내기 위한, 가장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대담하고도 시적인 시도이다.
데이비드 L. 엥
: 이 놀라운 책은 어떤 범주에도 가둘 수 없다. 저자는 한국의 분단과 디아스포라에 드리운 부정된 혈연과 숨겨진 슬픔의 응축된 역사를 소환한다. 이 빛나는 디아스포라적 비전은 유령의 트라우마적 지형 위에서 펼쳐지며, 그들의 침묵의 경로를 따라, 인정받지 못한 군사적·정치적 폭력의 역사뿐 아니라 사회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지식 생산의 과정까지도 함께 연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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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번역가.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영감을 주는 작은 손전등 같은 글을 좋아한다. 옮긴 책으로 《가해자는 모두 피해자라 말한다》,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가족을 폐지하라》, 《인셀 테러》, 《여성, 인종, 계급》,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디어 마이 네임》, 《백래시》, 《캘리번과 마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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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 강사. 서울시립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이화대학교 철학과에서 질 들뢰즈와 로지 브라이도티 비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여성되기:들뢰즈의 행동학과 페미니즘》, 《인지와 인공지능》(공저), 《디지털 폴리스》(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죽음 정치》(공역), 《변신-되기의 유물론을 향해》가 있다.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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