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소설가)
: <침묵의 세계>를 읽고 있으면 사계절과 언어와 자아와 신화와 사랑, 예술과 희망, 너와 나의 몸짓이나 자연과 사물들이 침묵을 바탕으로 삼지 않을 때 얼마나 상하는가를 느끼게 한다. 아니 세상의 만물이 침묵을 바탕삼아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흡수하는가를 알게 한다. 실리와 유용의 저편에 있는 침묵이 사실은 가장 먼 데까지 퍼져나간 가장 성숙한 존재의 대지라는 걸.
김정란 (시인, 평론가)
: 현대인에게는 돌아가야 할 고향이 없다. 아니, 있다. 지리적 고향은 없을지라도 더 크고 더 깊고 그윽한 고향이 있다. 침묵이라는 신성한 고향. 막스 피카르는 ‘침묵의 세계’(최승자 옮김·까치)를 통해 도시의 번잡함 안에서 침묵이라는 고향으로의 귀향을 꿈꾼다. 그 꿈꾸기는 행복한 꿈꾸기는 아니다. 그러나 치열하고 근원적인 꿈꾸기. 대한민국이라는 진실이 실종된 사회, 거짓이 진실의 탈을 쓰고 나대는 사회에서 그 꿈꾸기는 더욱 애절하게 느껴진다. ……깊은 침묵이 우리 안에 있다. 다만, 이 생은 너무 번잡하여 우리가 그것을 잊고 있을 뿐. 돌아갈 침묵이 있으므로 우리는 불행 안에서 생의 번잡함을 견딘다. 꾹꾹 견딘다.
최재봉 (「한겨레」 문학전문기자)
: 소음과 억지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침묵의 가치와 무게를 역설하는 책. “말은 다만 침묵의 다른 한 면일 뿐이다. 인간은 말을 통해서 침묵의 소리를 듣게 된다. 진정한 말은 침묵의 반향인 것이다”와 같은 구절에서는 <도덕경>의 메아리가 들리는 것 같다. 서구 학자한테서 듣는 동양적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