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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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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7일, 처음으로 보고된 이래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코로나 19)는 계속해서 우리 인간의 예상을 뒤집어오고 있었다. “호흡기 질병은 겨울철에 발생하여,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어려운 더운 여름철에는 거의 사라진다”, “팬데믹 전에는 어느 정도 인체 간 감염이 발생하여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병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변이 또한 이어지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인류의 희망을 보기 좋게 배신해왔다.

두 번의 여름이 지나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았고, 오히려 WHO에서 ‘엔데믹(Endemic)’으로의 전환을 점치고 있을 정도다. 본래 엔데믹이란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지역에 따라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풍토병’을 의미한다. 그런데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로는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을 의미하는 용어로 새롭게 쓰이고 있다. 코로나19는 그야말로 감염병의 문법을 바꿔놓은 커다란 전기인 것이다.

: 가짜뉴스를 반박할 진짜 과학
노정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 해마다 10월이면 전 세계 과학자들의 눈이 스웨덴으로 쏠린다. 노벨상이 발표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그동안 취재를 통해 그해의수상자를 점쳐본다. 노벨상은 보통 수십 년 전에 나온 연구 성과에 돌아간다. 잊고 있었지만 막상 발표가 되면 수상이 당연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조금 달랐다.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사상 유례 없는 속도로 개발된 백신에 의해 조금씩 통제되고 있다. 과학기자들은 이번에 처음 상용화된 mRNA(전령리보핵산) 백신 개발자가 노벨상을 받지 않을까 기대했다. 바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드루 와이즈먼(Drew Weissman) 교수와 커털린 커리코(Katalin Kariko) 독일 바이온텍 수석 부사장이다.
두 사람은 최근 ‘실리콘밸리 노벨상’이라는 브레이크스루 생명과학상과 ‘의학 노벨상’이라는 라스커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커리코 부사장은 로레알 세계여성과학자상도 받았다. mRNA를 백신으로 쓰는 아이디어는 1990년대부터 나왔지만 염증 반응을 막지 못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두 사람은 2005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mRNA의 구성 분자 하나를 다른 형태로 바꾸면 면역세포가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자들은 mRNA 구조를 바꾼 연구라는 점에서 노벨 의학상이 아니라 화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기대까지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화학상은 근 10년 만에 순수 화학 연구 성과에 돌아갔고, 의학상은 인간의 감각 기능을 밝힌 연구자가 받았다. 그렇지만 오랜만에 여러 과학기자들이 같은 생각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하는 경험을 했다.
지금이야 코로나 바이러스나 mRNA, 백신 등이 익숙한 용어이지만 코로나19 초기에는 여간 생소한 개념이 아니었다. 바이러스를 잘 아는 전문가도 부족했고, 항체 치료제나 백신은 기초과학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의학과 제약의 영역이어서 어디까지 물어야 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과학기자들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mRNA 백신 개발자들을 예상한 것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코로나 사이언스』 시리즈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중 한 편에서는 커리코 부사장과 와이즈먼 교수의 연구에 대해 ‘mRNA 백신의 경우 RNA의 자연적인 염기 성분을 수도유리딘(pseudouridine), 메틸수도유리딘(N1-methyl-pseudouridine), 메틸사이토신(5mC)과 같은 인공적인 유도체로 교체함으로써 과다한 면역 반응을 피하고 단백질 생산이 잘 일어나도록 설계한다’라고 썼다. 암호 같은 문장이지만 읽고 또 읽으면 무엇이 문제였고 무엇을 해결하려 했는지 감이 잡혔다.
평상시 같으면 쉽게 쓴 글이 필요했을지 모르나,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는 가짜뉴스를 반박할 진짜 과학이 필요했다. 과학자들이 쉽게 설명하려고 하다 보면 꼭 필요한 이야기가 누락되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에 IBS의 『코로나 사이언스』 시리즈는 불필요한 윤색을 거의 하지 않아 그런 점에서 자유로웠다. 항체 치료제를 소개한 글은 기본 원리와 효과, 기대감과 함께 예상 가능한 부작용까지 총망라했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했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시간이 부족했다 하더라도 그동안 나온 리포트들을 이해하기는 고전 읽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투명한 정보 공개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정작 공개된 정보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역시 소수에게만 활용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앞으로 과학자와 기자들의 적극적인 소통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델타형, 람다형으로 진화하며, 방역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도 이에 맞춰 진화되어야 할 것이다. 바이러스의 본질과 우리 몸의 면역작용, 백신과 치료제의 원리에 대한 정확한 지식도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기초과학연구원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 막중한 작업을 계속해오는 데 찬사와 응원을 보낸다. 이 책은 우리 사회를 한층 더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 『미래의 기원』 저자)
: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닥친 커다란 재난이며 극복해야 할 도전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우리는 객관적인 과학 지식과 냉철한 통찰로 이 어려운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나아가야 한다. 한국의 저명한 기초과학자들이 힘을 모은 『코로나 사이언스: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는 명확한 분석과 합리적인 해답을 제시하여 미래 코로나19 조기종식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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