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경 (문학평론가)
: 사랑과 열정으로 '세상 끝까지' 가려는 이들은 혜규의 카페 입구에 걸린 로댕의 조각상처럼 그 세상 끝에서 입맞춤을 하리라. 그러나 열정을 마모시키는 것이 삶이라고 믿었던 그녀의 인물들은 이제 사랑은 삶 속에서 단련되고 길어진다는 것을 깨달은 듯하다.
마녀가 되어 집을 떠나갔던 그들은 이제 일상으로, 가정으로 돌아와 사랑이 삶이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다른 시간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지금 이곳에서의 삶을 차곡차곡 밟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의 행보는 마녀들이 사는 법, 마녀들이 만들어가는 사랑이라 할 만하다. 일상에 묻힌 마녀성을 발견하고 일탈을 꿈꾸던 전경린의 인물들이 일상으로 돌아와 타인에게서 상처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그들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과정은 낯설지만 따뜻하다. - 황도경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