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거슬러 하늘에 올라간 선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태양처럼 당당하고 고귀한 선인 '천군'은 삼라의 하늘에서 쌍둥이 동생 지한의 보패에 당해 인간의 숲으로 떨어진다. 천군을 구한 것은 하늘과 땅 모두에게 버림받은 인간, 가스라기. 천군은 그녀에게 있어 첫 번째 벗이자, 첫 번째 사랑이다. 그러나 천군은 백일 후 선계로 돌아가야만 한다.
상처가 모두 아문 뒤 천군은 가스라기를 떠나 하늘에 오른다. 홀로 남은 가스라기는 숲과 함께 죽어가지만, 천군을 다시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무한계로 떠날 결심을 한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천일 밤낮으로 오르고, 그렇게 다다른 하늘에서 가스라기는 또 하나의 운명, 지한과 마주친다.
한.중.일 3국의 여러 환상담을 참고해 쓴 이 소설에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와 동양적 세계관, 무협의 서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삼라'의 구조에서는 중국의 고전 <봉신연의>와 1930년대 대표 무협인 <촉산검협전>의 모습이, 등장하는 요괴들의 모습에서는 <요재지이>의 흔적이 발견된다.
아득한 옛적 1994년 하이텔 무림동 공모전 단편 무협 〈청산녹수〉로 무협소설 쓰기 시작. 이후 장편 무협과 로맨스, 판타지 및 게임과 생활 관련 에세이 등등을 써 왔다. 통신 연재, 대여점, 인터넷 소설, 웹소설 등의 시대를 여러 장르의 전업 작가로 쭉 살아온 것이 유일한 자랑거리. 다양한 장르를 써 왔기 때문에 정체가 모호할 수도 있으나 장르를 벗어난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은 아니며 장르 규범이라는 틀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찾는 걸 좋아한다. 이번 앤솔로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참여한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