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전래동화 31권. 이 책은 '흥부전'의 다양한 이본 중 판소리 대본을 바탕으로 성석제의 능숙한 입담이 한껏 펼쳐진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감칠맛 나는 대화나 구성진 지문의 글, 웃음이 툭 터지는 묘사는 성석제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재치로 가득하다. 오랫동안 판소리 극으로 공연되어 온 만큼 노래 가락처럼 리듬을 탄 말놀이, 즉석에서 불어난 우스운 표현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읽는 재미가 크다.
또한 긴 글이지만 이야기 전개가 자연스럽게 술술 넘어가 빠르고 쉽게 읽힌다. 우리말, 우리글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해학과 흥을 최대한 글로 담아낸 까닭이다. 또한 흥부와 놀부 형제를 대비시켜 보여 주는 구조는 긴장감을 더한다. 박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흥부, 놀부의 정반대의 상황은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남을 도와주는 흥부의 따뜻한 마음씨와 욕심 많고 심술궂은 놀부의 성격이 대비된다. 아이들은 이 둘을 보며 양보와 배려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다. 또 내 욕심만 챙겼던 놀부가 고통을 겪자 흥부가 돕고 보듬어 안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이들에게 형제간 우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광고와 홍보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리는 따뜻하고도 재치 넘치는 그림을 그리고자 합니다.그린 책으로 《세상의 다리가 된 이슬람 제국》,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4월 그믐날 밤》, 《처음 받은 상장》, 《미미의 일기》, 《용구 삼촌》, 《멍청한 두덕 씨와 왕도둑》, 《겨자씨의 꿈》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