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석 (시인, 문학평론가)
: 손택수의 품은 넓고 깊다. 우리 사회의 온갖 국면을 넘나들며 그가 품어낸 삶의 모습이 다양하고 그러한 소재들을 숙성시켜 뜻과 맛을 우려내는 내공이 웅숭깊다. 그의 상상력은 돌들이 모래알을 품고 있는 강으로부터 광고 문구를 애무하며 미끄러져 내리는 빗방울로 힘차게 거슬러 오른다. 또한 24시 싸우나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논물 속에 고인 아파트 모판에 모내기를 한다. 그리고 겨울이면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풍경소리를 내는 동태의 뱃속에 눈보라로 몰려와 산란을 한다. 만약에 ‘화엄의 상상력’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모순 덩어리인 이 땅의 현실을 종횡무진으로 꿰뚫고 가로지르며 반죽하는 시인 손택수에게 가장 어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