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상상력이 빛나는 '만화 그림책' 시리즈.
<못 말리는 종이 괴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루이 트롱댕은 <세 갈래 길>을 통해 전혀 다른 길에 서있는 것 같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끊임없이 겹쳐지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2001 시에르 페스티벌 어린이 만화 부문' 수상작이다.
돈으로 달을 사려는 구두쇠 존 맥과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그의 하인 로베르, 날마다 '빵구름'을 기다리는 소녀 로젤리타, 기억 상실증에 걸려 자기를 만든 아빠를 찾는 로봇 두치오. 이들은 저마다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지만 겹치고 엇갈리는 교차점에서 서로를 알아 간다.
존 맥과 로베르 : 존 맥은 끊임없이 욕심을 부리며,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빼앗거나 속여서 많은 돈을 얻는다. 로베르는 주인 존 맥과 달리 사람과 사물들에게 애정과 관용을 베푼다.
로젤리타 : 빵구름이 갑자기 자갈 구름으로 바뀌자 구름신을 찾아나서 이유를 듣고자 한다. 가던 중에 로봇 두치오를 만나자 꿈에 그리던 기사님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결혼하고 싶어한다.
로봇 두치오 : 배에 타고 있던 그는 몸이 물에 젖으면 녹슬까봐 얼른 그 배에서 나오고 싶어한다. 도중에 로젤리타와 만나지만, 그녀의 호의를 착각하고 무서운 여자라고 생각한다. 한편 자신의 배를 빼앗고 싶어하는 존 맥을 구원자로 생각하는 착각을 한다.
길은 계속 꾸불꾸불하고 그만큼 그들의 여행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야기는 서서히 누가 선한 사람인지, 누가 악한 사람인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 과정을 통해 그들은 서로를 알아갈 뿐 아니라 자신이 누구였는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세 갈래 길>에는 기왕의 만화와는 달리 칸이 없다. 길을 따라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모험담은 서로의 길에 뛰어들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며 흥미롭게 섞여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이 책은 프랑스 만화 전문 사이트인 BD Net에서 평론가들에게 '프랑스 아동 만화의 가장 아름다운 혁신!'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물이 겪게 되는 마음의 변화와 연속 동작이 길의 흐름에 그대로 보여진다. 책을 펴서 인물들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읽다보면 하나의 길 위에서 웃고 울고, 혹은 아쉬워하고 화를 내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귀엽고 단순화되어 있어 캐릭터같은 느낌을 주며, 묘하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모습을 통해 '나와 너'라는 커다란 울타리로 읽을 수 있다. 또 바로 교훈을 내세우지는 않으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